논두렁이나 도시 외곽 도랑에서 진흙을 밟았는데 뭔가 미끄러지듯 빠져나간다면 그건 미꾸리(Misgurnus anguillicaudatus)예요. 사촌인 미꾸라지와 비슷하지만 살짝 더 통통하고 동글동글해요.
어떻게 생겼어요
몸길이는 15cm 정도로 가늘고 길어요. 등은 황갈색에 검은 점이 점점이 박혀 있고, 배는 연한 황색이에요. 입 주위에는 짧은 수염 다섯 쌍이 나 있어 흙 속에서 먹이를 찾을 때 더듬이로 써요. 비늘이 아주 작아서 거의 안 보이고 표면이 점액으로 덮여 있어 잡으면 미끌미끌하게 빠져나가요. 미꾸라지보다 미꾸리가 단면이 동그란 편이라 모양으로 구분해요.
어디서, 언제 만나요
- 계절: 5월부터 10월까지가 활동기. 겨울에는 진흙 속에서 동면.
- 장소: 논, 논두렁 도랑, 저수지 가장자리, 도시 외곽 작은 하천. 물이 좀 탁한 곳을 좋아해요.
- 시간: 흐린 날 한낮이나 비 온 다음 날. 햇빛이 강하면 진흙에 숨어요.
장으로 숨 쉬는 비밀
미꾸리는 아가미만 쓰지 않고 장으로도 호흡해요. 물에 산소가 부족하면 수면 위로 올라가 입으로 공기를 꿀꺽 삼키고, 그 공기가 장을 거치면서 산소가 흡수돼요. 남은 공기는 항문으로 다시 빠져나가요. 그래서 다른 물고기가 못 사는 작은 도랑이나 거의 마른 웅덩이에서도 살아남아요. 비 오기 전에 수면 위로 자주 올라오는 걸 보고 옛날 사람들은 미꾸리를 기상 예보관이라고 불렀어요.
이번 주말에 만나보세요
미꾸리는 가끔 보여요 등급이에요. 도심 한복판에선 만나기 어렵고, 근교 논길이나 둑길 도랑에서 운이 좋으면 봐요. 얕은 도랑 진흙 바닥을 막대기로 살살 휘저으면 진흙 속에서 길쭉한 그림자가 빠져나가는 게 보일 거예요. 잡아서 손바닥에 올리지는 마세요. 점액이 다 벗겨지면 물고기가 힘들어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