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이나 북한산 자락의 참나무 숲에서 "꺅꺅" 거친 소리가 들리고 분홍빛 갈색 새가 푸른 날개를 펼치며 날아간다면 그건 어치(Garrulus glandarius)예요. 까마귀와 친척이라 머리가 좋고, 가을이면 도토리를 한가득 물고 다녀요.
어떻게 생겼어요
몸길이 33cm 정도로 비둘기와 비슷한 크기예요. 온몸이 따뜻한 분홍빛 갈색인데, 가장 눈에 띄는 건 날개에 있는 파란색과 검은색이 줄무늬로 박힌 작은 깃털 묶음이에요. 마치 색연필로 칠한 것처럼 선명해요. 머리에는 검은 줄무늬가 있고 부리는 짧고 단단해요. 꽁지는 검고 엉덩이 부분이 새하얘서 날아갈 때 멀리서도 구분이 돼요.
어디서, 언제 만나요
- 계절: 사계절 텃새. 가을과 겨울에 활동이 가장 활발해요.
- 장소: 참나무가 많은 도시 근교 숲. 남산, 북한산, 청계산, 관악산 자락 산책로.
- 시간: 아침과 오후 중반. 도토리 줍는 시간이에요.
숲을 심는 영리한 새
어치는 가을이면 도토리를 부리에 가득 물고 와서 땅이나 나무 틈새에 숨겨 놓아요. 한 마리가 한 가을에 수천 개를 숨길 수 있어요. 봄이 되면 다 기억해서 찾아내지만, 못 찾은 도토리들은 그대로 싹을 틔워서 새로운 참나무가 자라요. 어치가 사실상 숲을 심고 있는 셈이에요. 다른 새의 울음소리를 흉내내는 능력도 있어서, 매 울음소리를 따라 해서 다른 새들을 놀라게 만들기도 해요.
이번 주말에 만나보세요
어치는 가끔 보여요 등급이에요. 산자락 산책로를 천천히 걷다가 거친 "꺅꺅" 소리가 들리는 쪽을 살펴보세요. 참나무 가지를 폴짝폴짝 옮겨 다니는 분홍빛 새가 있으면 어치예요. 날개 펼치는 순간을 잡으면 그 파란 무늬가 보석처럼 반짝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