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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토끼, 한국 산자락에서 마주치는 토종 산토끼

풀숲에서 갑자기 튀어나오는 갈색 토끼. 토종이라 귀가 짧고 회색이 섞여 있어요.

멧토끼, 한국 산자락에서 마주치는 토종 산토끼
나는 굴 안 파. 풀숲 속에 그냥 웅크리고 있어.

근교 산자락 산책로에서 갑자기 풀숲에서 갈색 덩어리가 튀어나와 지그재그로 도망간다면 그건 멧토끼(Lepus coreanus)예요. 한국에만 사는 토종 토끼로, 만화 속 분홍 토끼와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요.

어떻게 생겼어요

몸길이는 45cm 정도, 무게는 2kg 안팎이에요. 등은 회갈색에 검은 털이 섞여 있고, 배는 하얀색이에요. 만화 토끼처럼 귀가 길지 않고, 머리 길이 정도로 짧고 끝이 검은색이에요. 꼬리는 짧고 위는 검고 아래는 하얘서 도망갈 때 하얀 점만 보여요. 뒷다리가 길고 강력해서 한 번에 2m 넘게 점프해요.

어디서, 언제 만나요

  • 계절: 사계절. 겨울에도 털 색깔이 크게 안 바뀌어요.
  • 장소: 도시 근교 산자락, 논밭 가장자리, 묘지 근처 풀밭. 북한산, 청계산, 관악산 외곽 자락.
  • 시간: 새벽과 해 질 무렵. 한낮엔 풀숲에 숨어 있어요.

굴을 안 파는 토끼

집토끼나 굴토끼와 달리 멧토끼는 굴을 안 파요. 그 대신 풀숲이나 덤불 아래에 살짝 파인 자리를 만들고 거기 웅크리고 앉아 있어요. 새끼도 굴이 아니라 풀밭 위에서 낳는데, 태어난 지 몇 시간 만에 눈을 뜨고 걷기 시작해요. 굴 안 파는 대신 빠른 다리에 모든 걸 걸었어요. 시속 60km로 달리고, 방향을 갑자기 꺾어서 추격자를 따돌려요.

이번 주말에 만나보세요

멧토끼는 드물게 보여요 등급이에요. 도심에선 거의 못 만나고 근교 산자락 산책로를 새벽이나 늦은 오후에 조용히 걸어야 운이 닿아요. 풀숲에서 갑자기 갈색 덩어리가 튀어나가 사선으로 도망가는 게 보이면 멧토끼예요. 한 번 보면 그 짧은 귀와 빠른 발이 오래 기억에 남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