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단지 보도블록 틈이나 학교 운동장 가장자리에서 두툼한 타원형 잎이 땅에 납작 붙어 자라는 풀을 본 적이 있다면 그건 질경이(Plantago asiatica)예요. 사람이 가장 많이 밟는 길에서 가장 잘 자라는, 한국에서 가장 끈질긴 들풀 중 하나예요.
어떻게 생겼어요
잎은 길이 5cm에서 15cm로 타원형이고, 평행한 굵은 잎맥 다섯 줄이 손바닥에서도 만져질 정도로 도드라져요. 잎은 모두 뿌리 근처에서 바로 나와 땅바닥에 방석처럼 펼쳐져요. 한여름이 되면 잎 사이에서 가느다란 꽃대가 20cm 정도 올라오고, 그 끝에 좁쌀만 한 흰 꽃이 빽빽이 달려요. 꽃이 지면 같은 자리에 작은 씨가 줄지어 맺혀요.
어디서, 언제 만나요
- 계절: 봄에 잎이 나와서 가을까지 자라요. 꽃은 6월부터 9월 사이.
- 장소: 보도블록 틈, 운동장 가장자리, 등산로 입구, 시골길. 사람 발자국이 닿는 곳이면 어디든요.
- 시간: 한낮에 잎이 가장 평평하게 펼쳐져 있어요.
밟혀야 더 잘 자라요
질경이는 잎이 두껍고 줄기가 짧아서 밟혀도 잘 부서지지 않아요. 오히려 다른 풀들이 못 자라는 단단한 흙에서 경쟁자 없이 자랄 수 있어서, 사람 길을 따라 일부러 퍼졌어요. 씨앗은 비를 만나면 표면이 끈적해져서, 신발 바닥이나 동물 발에 붙어 새 장소로 이동해요. 이름의 유래도 "수레가 다니는 길에 잘 자라는 풀"이라는 한자어에서 왔다고 해요. 한방에서는 잎과 씨를 약재로 쓰기도 했어요.
이번 주말에 만나보세요
질경이는 흔하게 보여요 등급이에요. 아이와 산책 나가서 보도블록을 따라 5분만 걸어 보세요. 블록 사이 틈마다 한 포기씩은 자라고 있을 거예요. 잎 한 장을 살짝 들어 평행 잎맥을 손가락으로 따라가 보면 다섯 줄이 또렷이 만져져요. 사진을 찍을 때는 위에서 내려다보면 잎이 만드는 둥근 방석이 예쁘게 잡혀요.
